시간의강 2012. 1. 4. 00:53

생길거에요.

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떠올라
날 미소 짓게 할 사람, 곧 생길거에요.

쓸모 있는 물건, 맛난 음식,
눈부신 장소와 상봉할 때마다
함께 하고픈 사람, 생길거에요.

힘들고 지칠때,
말없이 마주보며 내 머리를 쓸어 줄 사람,
등 토닥여 줄 사람, 이윽고 생길거에요.

모나고 흔들리고 삐뚤어져 내가 나를 망치려고 할 때
너그러운 눈빛으로 나를 꾸짖어 줄 사람, 생길거에요.

나쁜 꿈꾸고, 깨어났을 때
엄지 손가락으로 내 뺨의 눈물 닦아 줄 사람 생길거에요.

가끔 정처없이 외로울때,
세상에게 된통 당해 마음 쓰라릴때,
내 손 잡아줄 큼직한 손 생길거에요.

새들 재잘대는 푸른 새벽에,
노을 몸살 앓을 저물녘에,
별들이 힐끔대는 까만 밤에,
맘껏 그리워해도 될 사람, 생길거에요.

탱크가 우리 잡은 손 위로 지나가도 절대 내 손 놓지 않을거라고
큰 소리 탕탕치는 사람, 생길거에요.

Paper December 2011 vol.193